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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의 아파트 책소개 내용 줄거리




    책소개

    천재 화가가 남긴 마지막 그림, 그 안에 비밀을 풀 열쇠가 있다!


    이 소설에서 숀 로렌츠는 죽기 직전까지 납치된 아들의 생존을 확신하고 찾아 헤매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심장병으로 유명을 달리한다. 전직형사 매들린과 극작가 가스파르는 임대회사의 전산착오로 파리의 같은 아파트에서 원치 않는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그들이 머물게 된 집은 바로 일 년 전 사망한 천재화가 숀 로렌츠가 머물던 아틀리에이자 주거 공간이다. 두 사람은 절대로 집을 양보하지 않겠다며 서로 잡아먹을 듯 으르렁거리지만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없어 결국 불편한 한 집살이를 시작한다. 

    극작가 가스파르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한 달씩 파리에서 머무르며 집필에 매진해왔다. 그가 가장 기피하는 도시가 파리였기에 밖으로 나가지 않고 한 달 내내 집 안에 틀어박혀 글을 쓸 수 있어 그의 출판 대리인이 고육지책으로 생각해낸 방식이다. 

    마치 사냥개처럼 한 번 물면 절대로 놓지 않는 강력계 형사, 사건 현장에 나서야만 비로소 생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 매들린은 NYPD(뉴욕경찰)에서 근무하는 동안 체질에 맞지 않게 내근을 하며 서류를 검토하는 임무가 주어지자 돌연 사표를 내고 뉴욕을 떠나 런던에서 살기 시작한다. 그녀가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선택한 곳이 바로 파리이다. 지난날 파리에서 4년간 꽃집을 운영하며 강력계 형사 생활로 지친 심신을 달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다시 생의 활력을 찾아줄 마법을 기대하며 찾아왔다. 

    두 사람은 화가의 숨결과 자취가 묻어나는 집에서 머무는 동안 벽에 걸린 사진과 신문스크랩, 화집, 평론집들을 통해 천재화가의 신비로운 삶과 생전 소망을 접한다. 한편 숀 로렌츠의 친구이자 법적상속인인 베르나르로부터 화가의 파란만장한 삶, 납치된 아들 이야기, 그가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 석 점이 어디론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두 사람은 파리를 방문한 애초의 목적을 잊고 의기투합해 숀 로렌츠가 마지막으로 남긴 그림 석 점과 아들을 찾아 나선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만날 수 없게 된 슬픈 기억 때문에 세상과 사람들을 혐오하며 살아온 극작가 가스파르, 오래도록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은 열망을 품고 살아왔지만 결실을 거두기도 전에 떠나버린 남자들 때문에 깊은 절망에 빠져 지낸 매들린에게 숀 로렌츠가 남긴 사연은 결코 외면할 수 없을 만큼 절박한 문제로 다가선다. 

    숀 로렌츠가 남긴 그림 석 점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2년 전 납치된 줄리안은 아직 살아있을까? 

    이 소설은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 매들린과 가스파르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점점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세계 속으로 빠져든다. 두 사람은 한동안 붓을 꺾다시피 했던 숀 로렌츠가 두 번이나 의식을 잃은 적이 있을 만큼 힘든 몸으로 중단했던 그림을 다시 시작한 점에 주목한다. 

    숀 로렌츠는 왜 뉴욕경찰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결론내린 줄리안이 살아있다고 확신했을까? 납치범 베아트리스가 그의 부인이 보는 앞에서 칼로 찌른 아이가 줄리안이 아니라면 과연 누구였을까?

    납치범 베아트리스는 숀 로렌츠가 뉴욕의 뒷골목에서 그래피티 작가로 활동할 당시 <불꽃 제조자들>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함께 팀을 결성했던 멤버였다. 숀 로렌츠를 마음 깊이 흠모했던 그녀는 프랑스로 떠나는 숀의 비행기 티켓 값을 마련해주기 위해 함께 마켓을 털다가 경찰에 체포되었지만 끝내 입을 다물어 무사할 수 있게 해준다. 그녀는 지난날 저지른 범죄가 무더기로 밝혀지며 장기간 감옥에서 복역하게 된다. 그녀가 감옥에서 복역할 당시 파리에서 성공적인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숀 로렌츠는 단 한 번도 면회를 오지 않았다. 

    베아트리스는 복역을 마치고 감옥에서 출소한 이후 다시 그림을 시작하려 하지만 사람들은 도움을 주기는커녕 전과자라며 외면한다. 베아트리스는 숀에게 복수할 칼날을 갈다가 마침 그가 뉴욕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기 위해 왔을 때 그의 부인인 페넬로페와 아들 줄리안을 납치한다. 페넬로페는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돌아왔지만 줄리안은 살해된 것으로 결론 내려진다. 베아트리스도 전철역에 투신자살했기 때문에 경찰은 끝내 줄리안의 사체를 찾아내지 못했음에도 서둘러 수사를 종결한다.

    베아트리스는 과연 줄리안을 살해했을까? 만일 줄리안이 살아 있다면 어디로 빼돌렸을까?












    본문중에서

    이제 겨우 지난 아픔을 묻어버리고,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어. 넌 백화점에 갔다가 그 남자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고, 다시 심장이 갈가리 찢기는 고통을 겪게 된 거야. 

    이미 극복했다고 믿었는데 그 남자와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왜 그리 마음이 혼란스러웠을까? 아마도 그 이유는 그가 안고 있는 아이 때문이었을 거야. 그 남자와 결별하지 않았더라면 혹시 네가 바로 그 아이의 엄마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 

    그 남자도 너를 발견하고 몹시 놀란 눈치였어. 그의 얼굴에도 너만큼이나 불편하고 복잡한 심기가 어려 있었지. 넌 그 남자가 무슨 말이든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는 마치 사냥꾼을 발견한 수사슴처럼 서둘러 발길을 돌려버렸어.

    “조제프, 이제 그만 돌아가자.”

    넌 그 남자가 아이의 이름을 부른 순간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어. 

    그 남자와 함께 아이를 낳게 되면 ‘조제프’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로 약속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었으니까. 

    (/ pp.11~12)


    가스파르는 새 희곡을 쓸 때마다 한 달씩 파리에 유폐되는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그의 입에서 씁쓸한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적대적인 환경에서 글쓰기. 

    그의 출판대리인이자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카렌은 매년 파리에 개인주택이나 아파트를 한 채 임대했다. 그는 파리를 너무나 싫어했기 때문에 카렌이 임대해놓은 집에 하루 종일 틀어박혀 글쓰기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마스 무렵의 파리는 더욱 질색이어서 스물네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작업에 열중했다. 카렌의 작전은 늘 성공리에 끝났다. 1월 말이면 그는 어김없이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으니까.

    (/ pp.18~19)


    매들린은 마치 빛에 끌리듯 그림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화면을 구성하는 재료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질감들이 다양한 뉘앙스를 풍기며 그녀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마치 그림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 같았다. 불과 몇 초 만에 화면이 백색에서 청색으로 변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분홍으로 되어버리는 식이었다. 그림이 분출하고 있는 강렬한 감정이 느껴졌지만 실체가 뭔지는 분명하게 잡히지 않았다. 숀 로렌츠의 그림은 안정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어떻게 하나의 그림이 두 가지 상반되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매들린은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두 다리가 뇌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림이 쏟아내는 빛으로부터 몸을 피하고 싶지 않았고, 두 가지 상반되는 감정을 오가며 조금 더 오래도록 전율을 맛보고 싶었다. 

    (/ p.74)


    “당신은 왜 이 부조리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지 않죠? 차라리 시민단체에 가입해 세상을 바꿔보려고 노력이라도 해야 마땅하지 않나요?”

    가스파르가 입을 삐죽거렸다.

    “난 정당이나 노조, 시민단체 따위를 믿지 않습니다. 난 브라상스가 ‘네 사람 이상이 모이면 즉각 멍청이 집단이 된다.’라고 한 말에 깊이 동의하는 사람이니까요.”

    “아마 당신에게 자식이 있었더라면 백 마디 말보다 당장 미래를 바꾸기 위한 투쟁에 뛰어들었겠죠. 여태껏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영원히 이어질 미래 말입니다.”

    가스파르가 이상하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

    “아직 없어요. 언젠가 갖게 되겠죠.”

    “세상 여자들이 다 아이를 낳으니까 당신도 그러려고요? 엄마가 되어 세상을 바꾸기 위한 투쟁이라도 하게요?”

    매들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그의 얼굴에 찬물을 끼얹고는 아예 플라스틱 생수병을 던져버렸다.

    “당신은 정말 역겨운 소리만 골라 하는군요!” 

    매들린이 계단을 올라가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가스파르는 긴 한숨을 쉬었다. 술 때문에 괜한 말을 지껄인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토록 빨리 후회한 건 처음이었다. 그는 위스키를 한 잔 더 마시고 나서 라운지체어에 길게 누웠다. 

    가스파르는 술기운 때문에 몽롱해진 머리로 방금 전 언쟁을 돌이켜보았다. 거친 화법이 문제였지만 평소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오히려 충분히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부모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스스로 아이를 보호해줄 역량이 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스파르는 그럴 자신이 없었기에 두려웠다.

    (/ pp.89~90)


    “아니, 전혀 몰랐어요. 숀과 페넬로페는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부였어요. 그들은 결혼생활을 유지해오는 동안 끊임없이 상대를 도발하고 상처를 내며 심각한 갈등을 빚었죠. 마치 싸우지 않고는 잠시도 부부 사이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들 같았어요. 저는 그들이 부부 사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이유를 찾아보려고 눈에 불을 켜고 살펴봤지만 끝내 알아낼 수 없었어요. 둘 중 누가 헤게모니를 잡고 부부 사이를 이끌어 가는지에 대해서도 도저히 모르겠더군요.” 

    “일반적으로 아무리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라도 아이가 있으면 공통적인 관심사가 생겨 갈등이 잦아든다던데 그렇지도 않았나요?”

    폴린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미 심각하게 금이 간 상태였기 때문이겠지만 줄리안이 두 사람 사이를 친밀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했어요.”

    (/ p.108)


    “숀처럼 천재성이 번득이는 화가는 뭔가를 ‘재현하는’ 게 아니라 그냥 드러내 보여주죠. 피에르 술라주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들은 묘사하는 게 아니라 그냥 칠하는 겁니다. 저는 숀의 말을 들으면서 머릿속에서 어떤 대상을 그릴 색을 떠올리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숀이 그 대상이 뭔지 털어놓지 않던가요?”

    그는 어깨를 추어올리며 얼굴을 찌푸렸다. 

    “네, 그러니까 더욱 감을 잡기 어려웠죠.” 

    “마침내 숀이 원하는 색을 찾아주었나요?”

    “물론이죠. 석고에서 추출해낸 광물질을 토대로 뽑아낸 안료를 구해주었습니다. 그 안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세상에서 딱 한 군데밖에 없죠.” 

    장 미셸 파이욜이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딘데요?”

    “화이트 샌즈. 이제 어딘지 감이 잡히십니까?”

    매들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은빛 모래언덕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사막을 기억해냈다.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뉴멕시코 주의 사막 말인가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막에 군부대가 들어서 있는데 비밀스러운 신무기와 신기술을 시험하는 곳이죠. 바로 그곳에 희귀한 석고를 만드는 광산이 있어요. 일종의 변질된 광물질인데 거기에서 분홍색이 살짝 가미된 회백색 안료를 추출할 수 있었습니다.”

    (/ pp.142~143)


    임사체험의 기억은 지금까지도 또렷하게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마치 바로 전날 겪었던 일처럼 생생했다. 전혀 흐릿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감각적인 기억은 한층 더 분명해지고, 어렴풋이 보았던 이미지들이 더욱 선명해졌다. 그녀는 영적 여행에서 맛보았던 마음의 평화, 찬란한 빛으로부터의 부름을 외면할 수 없었다. 숀 로렌츠의 그림에도 바로 그 빛의 부름이 잘 드러나 있었다. 그의 그림은 그 빛이 지닌 뉘앙스와 강렬한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눈을 못 뜨게 만드는 찬란한 태양처럼, 말로는 도저히 형언할 수 없도록 주변을 밝히는 빛이었다.

    (/ p.181)


    “말도 안 돼요. 페넬로페는 분명 줄리안과 인형을 구별할 수 있었을 거예요.”

    “페넬로페는 납치 장소에서 상상하기 힘들 만큼 잔혹한 폭력을 당했습니다. 얼굴이 뭉개지고 갈비뼈가 여러 대 부러지고, 코도 내려앉고, 가슴 부위에 여기저기 상처가 나게 되었죠. 게다가 엄마로서는 도저히 견디기 힘든 상황인지라 피와 눈물이 눈 안으로 계속 흘러들었겠죠. 그런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냉정한 판단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몇 시간째 가시철사의 뾰족한 침이 살갗을 파고드는 상태에서 얼마나 냉정한 사리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몸속의 피가 자꾸 빠져나가고, 몸이 묶여 있어 자기가 싸놓은 똥오줌조차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과연 사물을 제대로 구별하는 게 가능했을까요? 정말이지 페넬로페는 고약한 경험을 했습니다. 절단기로 아이의 손가락을 잘라야 하는 일도 있었으니까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져있었을 공산이 큽니다.”

    (/ p.247)


    살인마를 체포해 감방에 보내는 순간 느끼는 환희는 사실 아주 잠깐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암세포를 도려낸 자리에서 다시 종양이 자라듯 아무리 살인마를 체포해도 살인사건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매들린은 그럴 때마다 격렬한 사랑을 나눈 끝에 느끼는 허탈감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매들린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찬 공기를 흠뻑 들이마셨다.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 넌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야만 해. 너 혼자서는 미국의 프로파일러들을 탈진시킨 마왕 사건을 해결할 수 없어. 

    아니, 난 절대로 물러서지 않아.

    매들린은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일생일대의 사건을 해결해야 할 임무가 주어졌다고 생각했다. 강력계 형사라면 누구나 맡고 싶어 하는 사건이었다. 마왕 같은 납치살인마가 존재하는 한 젖병과 기저귀 사이를 오가는 평화로운 삶을 기대할 수는 없으니까. 이제는 괴물이 되어야 할 시간이었다. 사냥의 환희를 맛보아야 할 시간. 

    (/ p.312)












    출판사 서평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 기욤 뮈소의 중독적인 스릴러! 

    -시들해져가는 삶을 다시 환희로 채워줄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2016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전 세계 40여 개국 출간!


    [파리의 아파트]는 한국에서 14번째로 출간하는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이다. 무려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에 등재되며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구해줘]를 비롯해 이후 출간한 13권의 소설이 모두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만큼 기욤 뮈소는 여전히 프랑스 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가이다. 기욤 뮈소는 지난 10년 동안 교보문고에서 판매된 소설 부수 합계에서 4위를 차지할 만큼 한국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아왔고, [구해줘]를 비롯한 13권의 소설 모두가 온라인 서점 및 전국 주요서점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그의 소설은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출간되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프랑스 서점 연합회에서 조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순위에서도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기욤 뮈소가 10년 넘게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초창기만 해도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이들의 감성을 대변하는 작가라는 평가와 함께 로맨스와 판타지가 중심이 되는 소설을 주로 써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스릴러의 비중이 늘어나며 독자층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30대에 작가로 데뷔해 현재 40대 중반에 접어든 연륜이 작품에도 반영돼 가족문제, 자녀양육문제, 결혼문제 등도 자주 다루는 주제가 되었다. 새로운 소설을 낼 때마다 거듭 변신을 위한 시도를 한다는 점도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기욤 뮈소는 2013년 작 [내일], 2014년 작 [센트럴파크]를 통해 정통 스릴러에 도전장을 내밀어 변신에 성공한 이후 2015년 작 [지금 이 순간]은 스릴러와 판타지를 결합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2016년 작 [브루클린의 소녀]는 본격 스릴러로 시종 긴장을 풀 수 없는 사건과 반전이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6년에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한국에서 영화로 제작돼 많은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파리의 아파트]는 [브루클린의 소녀]와 마찬가지로 본격 스릴러의 범주에 포함된다. 천재화가의 신비스런 창작 세계, 예술가들의 고뇌와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자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한 아버지의 간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커다란 물줄기는 천재화가 숀 로렌츠가 죽기 전에 남긴 그림 석 점과 납치된 그의 아들 줄리안을 찾아 나선 전직 형사 매들린과 극작가 가스파르가 비밀의 열쇠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더없이 간절했던 아버지의 사랑, 더없이 사악했던 연쇄살인마의 복수!

    이 소설에 나오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 시선을 끈다. ‘우리는 모두 시궁창 속에서 허우적대지만 그럼에도 우리들 가운데 더러는 별들을 바라본다.’ 기욤 뮈소의 전작 [브루클린의 소녀]에는 ‘세상은 아이를 낳은 사람과 낳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라는 말이 나온다. 아이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사람은 연륜을 쌓고 세월이 흐르다보면 열정적으로 매달렸던 꿈과 희망이 바래고 권태와 환멸로 점철된 절망의 시간을 맞게 된다. 아이들은 우리의 시들해진 삶을 다시 환희의 불꽃으로 채워주는 존재들이다. 아이의 영롱하게 빛나는 눈동자를 바라보는 동안 우리의 삶은 다시 기쁨과 희망으로 채워질 수 있다. 

    아이는 우리를 세상에서 가장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지만 때로 가장 슬프고 절망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은 아이를 잃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아이를 잃은 슬픔과 비견할 수 있는 고통은 없다. 이 소설에서 중심 사건으로 등장하는 연쇄납치살해사건의 범인 역시 아이를 잃은 부모가 받을 고통을 노린다. 연쇄살인마는 아이들을 납치감금하고 살해해 아이 부모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을 가한다. 

    이 소설에 나오는 숀 로렌츠는 아이 때문에 환희와 절망을 경험한다. 그에게 아이는 그림보다 더 중요할 만큼 절대적인 가치였고 생의 큰 기쁨이었다.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던 아이가 납치되었고, 그는 아이를 찾아내기 위해 목숨을 건다. 

    세상에는 아이 때문에 목숨을 거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폭력을 행사해 고통을 가하는 부모도 있다. 오스카 와일드가 설파했듯이 아이들은 다시 우리의 생을 영롱하게 밝히는 별들이다. 이 소설에서 아버지에게 매를 맞으며 성장한 아이는 훗날 복수의 화신이 된다. 그의 악마적 성향이 타고난 것인지 추후 형성되었는지 판별할 수는 없지만 그가 어린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하지 않았다면 과연 악마 루시퍼를 닮은 살인마가 되었을까? 

    이 소설은 하나의 수수께끼가 풀리면 또다시 새로운 의문이 대두되는 방식의 전개를 통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기욤 뮈소의 전매특허인 빠른 전개와 허를 찌르는 반전 역시 기대해도 좋다. 기욤 뮈소는 최근 소설에서 가족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가정을 이루고 다시 인생의 새로운 불을 밝히는 아이를 얻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소설은 허구이지만 작가의 삶을 반영할 수밖에 없으니까. 

    기욤 뮈소의 소설은 무려 14권이나 연속으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그가 꾸준히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항상 새로운 소설을 써내기 위해 탐구와 검증을 철저하게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 역시 기욤 뮈소의 변신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신비한 예술 창작의 세계를 소설 속에 매력적으로 형상화시키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창작의 세계와 미스터리의 결합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예술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그려져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숀 로렌츠가 경험했던 뉴욕 뒷골목의 그래피티 이야기, 안료 전문가 장 미셸 파이욜의 색채 이야기, 화상인 베르나르가 전하는 미술계 주변 이야기 등은 특별한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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